법원 정보화사업을 담당하며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법원행정처 전산직원이 추가로 구속됐다. 이에 따라 입찰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전·현직 법원 공무원은 5명으로 늘었다.
서울중앙지법 이언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이모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피의사실이 소명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행정관인 이씨는 2014년께부터 최근까지 남모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전산장비 납품·유지보수 업체 D사와 I사가 전자법정 구축 관련 사업을 따도록 도와주고 수천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부정처사후수뢰)를 받는다.
법원행정처 직원 출신인 남씨는 부인 명의로 설립한 D사를 통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실물화상기 도입 등 240억원대 사업을 수주했다. 2013년에는 역시 남씨 부인을 내세운 I사가 설립돼 160억원대 사업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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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구상엽 부장검사)는 지난 13일 남씨를 입찰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전날에는 남씨로부터 각각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넘는 뒷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법원행정처 과장 강모·손모씨와 행정관 유모씨가 구속됐다.
구속된 법원행정처 직원들은 입찰 정보를 빼돌려 남씨에게 전달하거나, 특정 업체가 공급하는 제품만 응찰 가능한 조건을 내거는 등 계약업체를 사실상 내정한 상태에서 입찰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행정처는 입찰비리 의혹이 제기되자 내부감사를 벌여 지난달 초 이씨 등 현직 직원 3명을 직위해제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애초 수사의뢰 대상에 없었던 손씨의 범행이 새롭게 드러나고 직원들의 수뢰액도 늘어남에 따라 검찰 수사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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