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부담감, 취업 걱정, 직장 스트레스, 건강악화에 따른 상실감과 무력감…. 이처럼 일상 속 크고 작은 스트레스는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은 평생 30~40%의 사람들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병이지만 그대로 방치할 경우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28.7명으로 2003년 이후 15년 동안 세계 1위를 놓친 적이 없는데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게 우울증이다.
하지만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우울증 등으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긴 사람 중 치료를 받는 사람은 22.2%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만큼 우울증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우울증이 ‘우울감’ 같은 전형적인 증상을 꼭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가면성 우울증’이 있는데 우울증이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경우 조기에 의사를 찾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지만, 정작 자신이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지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청년세대의 우울증이 심각한데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 수는 2013년 4만7,721명, 2014년 4만7,879명, 2015년 5만2,275명, 2016년 6만3,436명, 2017년 7만5,602명으로 5년간 58.4% 증가해 전체 연령대의 평균 증가율 16.5%의 3.5배에 달했다.
20대 화병 환자 수도 2013년 709명, 2014년 772명, 2015년 843명, 2016년 1,225명, 2017년 1,449명으로 5년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체적으로 화병 환자가 감소하는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20대와 10대의 증가율은 100%를 넘어서 미래를 책임질 청년세대가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친구, 가족 등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거나 정신건강 전문의, 상담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훌쩍 여행을 떠나기, 푹 자고 일어나기, 맛있는 음식 먹기, 주기적인 야외 활동도 우울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평소 식습관도 우울증 조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생선을 일주일에 4번 이상 먹는 사람이 한번 미만인 경우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48% 낮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 고기와 가공식품 위주의 서양식 식사 패턴은 우울 증상을 높일 수 있다. 우울 증상이 있다면 채소와 잡곡, 콩류, 생선을 주로 섭취하는 방향으로 식사패턴을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 흐리고 추운 날이 이어지면 ‘겨울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일조량이 줄면 수면 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늘어나는 대신 기분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분비가 줄면서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선 하루 30분 이상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게 중요하다. 또한 세로토닌을 만드는 트립토판이 많이 함유된 저지방 코티지 치즈, 견과류, 닭고기 등을 먹는 것도 좋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이 스스로 만들지 못하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김덕호기자 v1dh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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