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철 서울대 의대 환경보건센터 교수팀이 지난 2008∼2013년 태어난 선천성 기형아 15만명 등의 태아 시절 대기 중 평균 오존 농도가 선천성 기형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선천성 기형은 심장을 비롯한 순환계통(24.6%)이 가장 많았고 근골격계(22%), 비뇨기계(13.3%), 눈·귀·얼굴·목(5.3%)이 그 뒤를 이었다. 생후 6세 미만 영유아에서 확인된 내분비·대사질환관련 선천성 기형은 대사질환(22%), 내분비계(6.6%), 갑상선기능저하증(6%) 순이었다.
임신 기간 평균 오존 농도는 임신 초기(3개월 이하)와 후기(8~10개월)에 0.0327ppm, 중기(4~7개월)에 0.0326ppm이었다.
산모와 태아가 임신 초기·후기에 노출된 평균 오존 농도의 상위 50% 중앙값(상위 25%값)은 0.0416ppm, 하위 50% 중앙값(하위 25%값)은 0.0227ppm이었다. 두 그룹 간 오존 농도 격차는 임신 초기·후기 0.0189ppm, 중기 0.0182ppm이었다.
선천성 기형의 종류와 위험도는 임신 초기·중기·후기 중 언제 높은 오존 농도에 노출됐는지에 영향을 받았다.
임신 중기(4~7개월)에 상위 50% 중앙값 오존 농도에 노출된 태아는 하위 50% 중앙값 오존 농도에 노출된 태아에 비해 선천성 기형을 가질 위험이 비뇨기계 및 내분비계·대사질환 11.7%, 갑상선기능저하증 9.7%, 근골격계 7.1%, 순환기계 5% 높았다.
임신 후기(8~10개월)에는 두 그룹 간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 격차가 대사질환 8.2%, 순환기계 4.2%, 근골격계 3.6%로 줄었다.
오존(O₃)은 질소산화물과 자동차, 화학·정유공장 같은 다양한 배출원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이 자외선과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성된 강산성 물질로 광화학스모그 등을 일으킨다. 1시간 평균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이면 주의보가 발령된다. 주의보가 3~4시간 지속되면 기침·눈의 자극과 숨찬 증상을, 2주 정도 지속되면 두통·숨가쁨·시력장애 등을 겪게 된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과격한 실외운동을, 호흡기 환자와 노약자·어린이 등은 실외활동을 삼가는 게 좋다.
홍 환경보건센터장은 “임신 중 오존·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원에 노출되면 산화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유산·미숙아 및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므로 임신부는 대기오염이 심한 날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며 “선천성 기형의 원인이 복잡하지만 적절한 예방 노력과 산전 검사를 통해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팀은 연구결과를 캐나다에서 열린 국제환경역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Environmental Epidemiology)에 소개했으며 곧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계획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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