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엽기적 갑질 행각이 논란이 된 가운데 직장갑질 119는 올해 하반기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대표 사례 50개를 선정해 23일 발표했다.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12월 22일까지 들어온 이메일 제보는 1,403건에 달했다. 월평균 234건, 하루 평균 8.25건의 제보가 들어온 셈이다. 직장갑질 119에 따르면 단순한 갑질을 넘어 인격모독 사례도 많았다. 한 직장인은 “새로 온 대표는 직원들에게 술을 강요합니다. 중국집 회식에서 여직원들이 짜장면을 먹고 난 그릇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더러운 술을 마시게 합니다”고 제보했다. 또 “상사의 흰머리 뽑기, 옥수수·고구마 껍질 까고 굽기, 라면 끓이기 등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네가 사회생활을 못 해서 나가는 것이다. 어느 회사도 취업을 못 할 거다’라고 했습니다”라는 제보도 있었다.
또 쉬는 날 가족과 워터파크에 간 직원을 도중에 돌아오라고 지시하거나 쓰레기 분리수거 등 집안일을 맡기는 등 노예처럼 직원들을 부리는 사례가 수두룩했다. 여직원이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리자 ‘육아휴직 내면 돌아올 자리는 없다’고 폭언을 하거나 상사가 본인이 없을 때 대표와 나눈 대화를 녹음하도록 지시하는 경우마저 있었다.
또 사내이사가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시고 산소절단기와 해머로 계단을 부수는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직장갑질 119 관계자는 “직장인들은 갑질을 당해도 신고할 곳을 찾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며 “폭언, 인격 모독, 괴롭힘 등을 당하거나 잡일 강요를 당했을 경우 반드시 기록하고 녹음을 하고 증거를 수집해 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이 26일 법사위, 27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다”며 “올해 국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직장 갑질에 고통받는 직장인들의 공분이 국회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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