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를 사흘 앞둔 서울 강동구의 일명 ‘천호동 텍사스촌’에서 발생한 화재가 조기 진화에도 불구하고 6명의 사상자를 냈다. 전국 22곳에 달하는 ‘집창촌’의 경우 대부분이 재개발 예정지거나 철거를 앞둔 상황이어서 ‘안전 사각지대’에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천호동 텍사스촌내 한 성매매업소에서 불이 나 업주 박모씨 등 2명이 숨지고 종업원 김모씨 등 2명이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화재 당시 피해자들은 밤샘 영업을 마치고 2층 숙소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최초로 불을 발견하고 피해자들을 깨웠지만 미쳐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유독가스에 질식돼 숨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번 불은 16분 만에 진화됐지만 1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지면서 인명 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불이 난 건물은 지난 1968년 지어진 이후 상당기간 성매매업소로 운영돼오면서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소방시설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해당 건물은 재개발구역에 포함돼 25일 철거를 앞두고 있어 안전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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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성매매 집결지 대부분이 불이 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화재 취약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2000년에도 전북 군산 대명동 유흥주점 화재와 2002년 군산 개복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로 각각 5명, 15명이 숨지기도 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성매매 집결지는 전국에 총 22곳으로 대부분이 재개발 예정지이거나 철거를 앞둔 노후 건물에서 영업 중이다. 한편 23일에도 전남 광주의 한 성매매업소에서 불이 나 건물을 모두 태우고 8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난 건물 지하에서는 6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지만 경찰은 피해자의 시신에서 목이 졸린 흔적 등이 발견됨에 따라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불이 난 곳은 이용원 간판을 내걸고 성매매영업을 해오던 퇴폐업소로 보고 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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