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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펜스 마저…대북 신중 행보

'인권문제' 연설 준비했다 취소

美 '北신년사' 앞두고 유화 모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셧다운 문제 논의를 위해 워싱턴DC 국회의사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연설을 준비했다가 취소했다고 미국 ABC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가 지난주 방한 기간 내내 대북 유화 제스처를 보인 데 이어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펜스 부통령까지 북미 대화 재개에 힘을 보태기 위해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북미 대화와 관련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중대한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북한을 자극해 대화의 판을 깨는 행동을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ABC방송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 측은 연설을 취소한 것에 대해 “다른 스케줄과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ABC방송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을 화나게 하거나 소외시킬 수 있다는 점, 비핵화 대화를 탈선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그간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자세를 보이면서 특히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에 집중해왔다. 평창동계올림픽 당시에는 개막식 참석차 방한해 첫 일정으로 평택 천안함기념관을 방문하고 현장에서 탈북자 면담까지 진행했다. ABC방송은 “펜스 부통령이 연설했다면 최근에 이뤄진 제재 및 김정은의 잔인한 통치 관련 발표에 이어 북한에 대한 화력을 키웠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펜스 대통령이 평소와 달리 대북 자극 행보를 자제한 것은 미국이 지난주 방한한 비건 대표를 통해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 경협 관련 제재에 일부 숨통을 틔워준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북미 대화 교착 상황에서 가능한 빨리 벗어나려면 부정적 영향을 주는 요인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최근 유엔총회 본회의가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두고 미국은 물론 한국 정부까지 비난하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점이라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도 개인 명의의 논평에서 “남조선 당국이 미국의 반공화국 인권 모략책동에 지지를 표방했다”며 “외세에 추종해 반공화국 모략소동·압살책동에 매달리는 것이 북남관계에 어떤 파국적 후과를 몰아오겠는가를 심사숙고하고 처신을 바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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