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특수치료 전문대학원(특전원) 폐지를 추진 중인 서울여대가 학생 반발에도 폐지를 강행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학교 측은 특히 법원의 가처분 심리 도중 특전원 폐지 내용을 담은 학칙 개정안을 마련해 학생들의 반발을 부추겼다. 24일 서울여대와 이 대학 학생들에 따르면 ‘특전원 폐지 결정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달 19일 성명서를 내 “피해 당사자인 학생이 직접 참여할 소통 창구가 마련되고 특전원 폐지 결정이 철회될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5월 처음으로 양측의 갈등이 시작됐다. 학교 측이 높은 비용 유지를 이유로 특전원을 폐지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하고 학생들에게 통보하자 반대 목소리가 거세진 것이다. 이에 학교 측은 8월 대학위원회에서 특전원을 폐지한다는 내용으로 학칙을 서둘러 개정하려다 부결되자 9월에 재차 대학위원회를 열어 가결했다. 학생들은 이런 학칙 개정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학교 측이 특전원 폐지에 반대했던 대학위원회 위원을 해임하거나 소집에서 고의로 누락하고 9월 대학위원회를 통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학생들의 설명이다. 법원이 이달 11일 특전원 폐지를 담은 학칙 개정의 효력을 정지할지 판단 중이던 때 학교 측은 개정안을 공포했고, 학생들은 학칙 공포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내용으로 가처분 신청 취지를 수정해 법원에 다시 제출했다.
법정 다툼 말고도 학내 대자보와 촛불집회로 갈등이 번지고 있다. 학생들이 이달 초 전혜정 총장 사퇴를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이자 학교 측이 ‘자체 수거하지 않으면 수거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여 대응했고, 이에 학생들은 반발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추가로 붙여 ‘맞불’을 놨다. 이달 19일 학생들은 오후 서울여대 재단인 정의학원 이사장인 이수영 목사가 방문하는 시점에 맞춰 교내에서 촛불 시위를 진행했고, 특전원이 겪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손편지를 이 목사에게 전했다. 서울여대 특전원이 실제 폐지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학원에서 심리치료 전문가를 양성하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2001년 개원한 특전원은 심리치료 분야에서 국내 유일 전문대학원으로 지난해까지 석사 358명, 박사 25명을 배출했다. 학교 측은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않고, 정년이 다가오는 교수들을 대체할 신임 교원도 채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특전원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재학생들이 볼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사태가 매끄럽게 해결될지는 불투명하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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