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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장 해임 불가"…트럼프 측근, '파월 해임설' 진화

멀베이니 “트럼프, 해임할 수 없다고 인식”…므누신 “해임 추진한적 없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오른쪽)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리처드 셸비 상원의원(공화. 앨라배마)과 함께 의회에 도착하고 있다. 멀베이니 비서실장 대행은 23일 ABC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AF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파월 해임설’을 잇따라 부인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며칠간 수차례 비공개적으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로 ‘파월 해임설’이 불거졌다.

행정부와 달리 독립기구인 연준의 수장을 경질하려 했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 비난을 받을만한 사안이고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서둘러 진화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겸 예산국장은 23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해임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해임설’에는 거리를 두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비판에 대해선 엄호했다.

멀베이니 대행은 “대통령이 연준 의장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전혀 특이한 게 아니다”라며 “특히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폴 볼커 당시 의장에게 대놓고 금리 인하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독립적인 연준 사이의 긴장은 전통적으로 우리 시스템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멀베이니 대행의 발언은 ‘파월 해임’이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지만, 한때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논의했음을 인정한 것처럼 보인다고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파월 의장의 해임이 추진된 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정책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해임을 제안한 적은 결코 없다. 내가 해임할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고 므누신 장관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이런 언급은 공화당 내부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소속 리처드 셀비(앨라배마) 상원 세출 위원장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의 공화당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을 계획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어떤 이유도 못 찾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한이 현직 대통령에게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1913년 연준 창설 때 제정된 연방준비제도법은 대통령이 ‘적법하고 구체적인 이유로’ 연준 이사들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해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자세한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준 의장은 대통령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독립적 인사로 여겨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연준 의장 해임을 추진한다면 독립적으로 경제를 관리해야 할 연준의 통화정책 역량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타격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파괴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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