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시의 유명 관광지인 환러하이안의 저녁 거리에는 파란색과 흰색 투톤의 택시 행렬이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회사 BYD(비야드)의 전기택시들이다. 일반 내연기관 택시에 비해 진동이나 소음도 적은 이 택시의 기본요금은 10위안(약 1,630원). 현지 디디추싱 택시 기본요금이 세단 기준으로 12위안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도 저렴하다. 도로를 달리는 시내버스도 모두 전기차다. 전 세계 최초로 모든 대중교통 수단을 전기차로 바꾸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전기차 혁명의 ‘메카’ 선전시의 현주소다.
서울경제신문이 방문한 선전은 정부 주도의 대중교통 혁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상태였다. 지난해 1만6,359대의 시내버스는 이미 모두 전기차로 교체됐고 올해부터는 신규 공급되거나 갱신되는 택시도 모두 전기차에 국한되고 있다. 영업 중인 내연기관 택시가 면허를 갱신하려면 모두 전기차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중국 주광저우 총영사관 초청으로 서울경제신문과 함께 선전시를 방문한 국민경제자문회의·기획재정부 및 민간 전문가들은 대도시 전기차 보급률이 매우 저조한 한국의 현실과 천지 차이라면서 선전의 대중교통 변화에 혀를 내둘렀다.
급속도로 진전되는 이 같은 변화는 광둥성이 지난 6월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자동차산업 발전계획’의 일환이다. 광둥성의 전체 대중교통을 전기차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 계획에 따르면 선전에 이어 올해 광저우와 주하이도 버스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주장삼각지(광저우·선전·포산·동관·주하이 등 광둥성 첨단 제조산업 벨트)의 나머지 도시들도 오는 2020년까지 시내버스를 모두 전기차로 바꾼다. 김수영 주광저우 총영사관 상무영사는 “중국 정부가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야간 주차공간 등 우대조치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정부 주도의 대중교통 혁명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전=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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