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린 가운데 내년도 금리 인상 횟수를 3회에서 2회로 변경하는 ‘덜비둘기파’ 성향을 보였지만 내년 초에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인사들로 일부 교체된다면 이 같은 계획은 언제든 변경될 수 있어 성장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전쟁이 쉽사리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와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새해부터 새롭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4명의 연은 총재들은 상대적으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FOMC는 총 12명으로 구성된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 이사진(7명)과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고정적으로 8표를 행사하고 나머지 11명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에게는 해마다 돌아가며 4표가 주어진다. 내년에 새롭게 이사회 멤버로 참석해 투표권이 주어지는 4명은 제임스 불러드(세인트루이스), 찰스 에번스(시카고), 에릭 로젠그렌(보스턴), 에스더 조지(캔자스시티) 지역 연은 총재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불러드 총재를 제외하면 나머지 3명은 대체로 매파 성향이라고 WSJ는 전했다.
이들이 매파적 성향이라는 것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번스 총재는 지난 10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로젠그렌 총재도 올해 4차례 금리 인상 및 내년 추가 인상을 지지해왔다. 조지 총재가 가장 매파적인 인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내년 FOMC에서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데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매파 성향 인사들로 교체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 백악관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양측의 대립이 큰 상황에서 매파 성향의 멤버가 많아지고 통화 긴축 의지를 내비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양측의 대립이 커지면서 시장의 투자심리 위축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FOMC에 새로 합류하는 인사의 대부분이 현재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동조하는 태도가 뚜렷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 연준의 갈등은 불가피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져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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