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군산 ‘찾아가는 서민금융’ 상담 현장에 한 50대 여성이 찾아왔다. 군산 공설시장 안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그는 한 차례 서민금융진흥원의 미소금융을 통해 운영자금 2,000만원을 지원받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조선소 가동 중단,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지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가게 수익이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비록 소득은 월 200만원 정도였지만 신용도 조회결과 3등급으로 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등급이었다. 서민금융상품 중에는 금리 9% 수준의 사업자 햇살론을 지원할 수 있었지만 먼저 은행에서 상담해볼 것을 권했다. 은행에서 저금리 대출을 받아 연체하지 않고 갚는 것이 신용등급 관리에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만약 은행에서 대출이 안 된다면 다시 찾아오시라는 말씀도 드렸다. 이처럼 서민금융 상담에서는 서민금융상품만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이 처한 상황을 세심히 고려해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서민·취약계층을 위해 서민금융상품과 채무조정 등 다양한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정책 서민금융의 공급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지만 신용등급이 8등급 이하인 이들에 대한 지원은 적었다. 채무조정제도 역시 소득이 적은 경우에는 이용이 어려워 일정 부분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서민금융이 지난 10년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어려운 이들을 좀 더 세심하게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자리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정책 서민금융지원제도뿐만 아니라 서민·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다른 서민금융 및 복지제도에 대해서도 정통해야 최적의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다. 앞으로 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 직원 한명 한명을 전문 종합상담사로 양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전 금융교육, 재무상담과 지원, 사후관리로 연결되는 종합적인 서민금융 지원체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서민금융이 종합적인 지원으로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민금융의 고객인 서민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현장에서 더욱 자주 서민들을 만나고 공감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서민들의 경제적 재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같은 방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방안’과도 일맥상통한다. 정책서민자금을 더욱 어려운 이들에게 지원하고 채무자가 저신용의 굴레에서 신속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채무조정제도를 개편하는 등 종합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개편된 서민금융지원제도가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해 보다 많은 서민들이 금융의 혜택을 누리는 환경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병에 걸렸을 때 제때 병원에 가야 빨리 낫는 것처럼 재무적 어려움이 있을 때는 빨리 서민금융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진흥원과 신복위는 서민들이 겪는 금융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재무건강 돌보미’가 될 것이다.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서민금융 1397로 전화하거나 전국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기 바란다. 서민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서민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종합상담사가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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