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두살배기 아기가 세브란스병원에서 ‘인공 보조심장’을 부착해 심장 기능을 회복한 뒤 뇌사 판정을 받은 다른 어린이의 심장을 이식받는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생후 13개월 된 A양.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A양은 생후 9개월 만에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받았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겨 폐·간·콩팥 등 각종 장기가 기능을 잃으면서 사망하게 되는 중증 심장질환으로, 이런 경우 다른 사람의 심장이나 인공 보조심장을 이식하는 게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병원 측은 심장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생명을 유지할 목적으로 A양에게 인공 보조심장(좌심실보조장치·LVAD)을 이식했다. 인공 보조심장은 완전한 심장은 아니지만, 양수기처럼 피를 끌어다가 대동맥에 흘려줌으로써 좌심실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
이렇게 인공 보조심장을 달고 지내던 A양에게 지난 11월 기적적으로 심장 공여자가 나타났다. 이후 A양은 같은 달 30일 본래 심장과 인공심장을 모두 떼어내고 새로운 생체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고 회복을 거쳐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부모의 품에 안겼다.
수술을 집도한 심장혈관외과 신유림 교수는 “심장이식 공여자가 나타날 때까지 인공 보조심장으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향후 국내 소아 난치성 심장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변문우인턴기자 bmw101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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