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과 대립으로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된 가운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한 경찰관이 무장한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즉각 이번 사건을 부각하며 “장벽을 건설하라”고 촉구했다.
AP통신은 2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뉴먼에서 픽업트럭을 검문하던 로닐 싱(33) 경장이 이 차를 운전하던 불법 이민자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27일 보도했다. 싱 경장은 당시 이 픽업트럭이 번호판 없이 운행하는 것을 보고 음주운전 혐의 등을 조사하기 위해 차를 세우고 검문을 하다가 총격전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용의자는 달아났으나 경찰은 편의점 감시카메라에 잡힌 사진을 토대로 신원을 확인하고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용의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은 채 불법 이민자란 사실만 확인해주고 있다.
용의자가 몰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 회색 픽업트럭은 총격 장소에서 6㎞가량 떨어진 이동주택 공원의 주차장에서 발견됐으나 범인은 찾지 못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여전히 이 일대에 있을 것으로 보고 지상과 공중에서 수색을 벌이고 있다. 숨진 싱 경장 역시 피지 출신 이민자로 평생의 꿈이었던 경찰관이 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랜디 리처드슨 뉴먼경찰서장은 “싱은 하나의 목적을 위해 미국에 왔다. 그건 바로 나라에 봉사하는 일”이라며 그를 “애국자”라고 불렀다. 싱 경장에게는 아내와 5개월 된 아들이 있었다.
이번 사건은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가 첨예하게 대치하며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간 가운데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 사건 소식을 올리며 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량 검문 중 경찰관을 총으로 쏴 죽인 불법 이민자에 대한 전면적인 수색작전이 바로 지금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국경 안보를 더 강화해야할 때”라고 올렸다. 그러면서 “장벽을 건설하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올린 불법 이민에 대한 트윗을 리트윗하며 “절대적으로 동의한다”고도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나는 우리가 불법이민 문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