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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장서 피의자 자살 당시 담당 경찰관은 '꾸벅꾸벅'

경찰 허술한 피의자 관리 지적 잇달아…관리실태 도마에

해남경찰서에서 살인 혐의로 유치장에 입감된 피의자가 28일 숨진 채 발견됐다./연합뉴스TV 제공




해남경찰서에서 살인 혐의로 유치장에 입감된 피의자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건 당시 유치장을 지키고 있던 경찰이 꾸벅꾸벅 졸고 있던 것으로 확인돼 유치장 관리실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전남 해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살인 혐의로 체포돼 유치장에 수감 중이던 김모(59)씨가 쓰러진 채 발견된 시각은 이날 오전 6시 21분께다. 경찰은 119구급대에 신고함과 동시에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김씨는 호흡·맥박이 끊긴 채 병원으로 이송돼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유치장 내 CCTV 확인 결과 유치장 담당 경찰관은 해당 사건 당시 졸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졸다가 눈을 뜬 경찰관은 뒤늦게 김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재 근무를 제대로 서지 않은 유치장 담당 경찰관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서 내 유치인과 관련한 사건·사고는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화장실에서 유치장 입감 전 성폭행 사건으로 붙잡힌 40대 피의자가 자신의 흉기로 자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다른 경찰서에서 조사받고 유치장이 있는 이 경찰서로 온 피의자는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며 경찰관들의 눈을 따돌린 뒤 자해했다. 당시 경찰은 피해자의 신체 수색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9월 27일에도 경남지역 한 경찰서 유치장에서 사기 혐의로 체포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의식 없이 누워있는 남성을 다른 수감자가 발견해 경찰에게 알렸다. 이 남성은 고혈압 등 지병을 앓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25일에는 제주동부경찰서 내 유치장에 입감된 50대 남성이 호흡곤란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조사결과 이 남성은 넘어진 충격으로 뇌출혈이 발생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에도 충북 청주 흥덕경찰서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된 강력 사건 피의자가 유치장 수감 중 공범에게 쪽지를 전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경찰의 피의자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경찰개혁위원회는 이같이 유치장 사건·사고가 잇따른 것을 고려해 ‘국제 기준에 맞는 유치인 인권보장 강화 방안’을 경찰청에 권고하기도 했다. 개혁위의 권고에는 현행 3교대인 유치인 보호관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4교대 체제로 전환하고, 배치 전후 일정 기간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은 개혁위 권고를 일부 받아들여 관련 대책 시행에 나서고 있지만, 또다시 허술한 관리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유치장 관리지침을 강화하고, 시설을 개선한다고 할지라도 근무자가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잇따른 사건 사고를 예방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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