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밀매 혐의로 중국 법정에 서게 된 캐나다인에 대해 중국 매체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8일 평론을 통해 “중국 법원이 사형 선고에 갈수록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단지 범죄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빠져나갈 길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는 29일 오후 2시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의 공개 법정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재판 받을 예정이다. 셸렌베르크가 밀거래한 마약은 그 양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에서 헤로인 50g 이상이나 아편 1kg 이상을 밀거래하다가 걸릴 경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셸렌베르크의 운명에 대한 논쟁이 어떻게 진행되든 중범죄는 중범죄”라면서 “중국에서 중죄를 저지른 자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평론은 지난 한 해 중국 당국이 마약 89.2t을 압수하고 관련 범죄 14만건을 처리했으며, 용의자 16만9,000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또 마약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적 손실이 매년 5,000억 위안(약 81조4,000억원)에 이며, 2016년 한해 마약 관련 범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경찰관이 362명이라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마약사범의 인권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들, 심지어 전 사회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면서 “범죄 희생자와 가족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또 “2007년 헤로인 4kg을 운반하다 적발된 (파키스탄계) 영국인 아크말 샤이크는 영국 정부의 호소에도 사형이 집행됐다”면서 “많은 영국인이 이러한 결정을 인정했다. 마약사범에 대한 혐오는 전 세계적으로 같다”고 전했다.
이번 재판은 중국과 캐나다 사이에 ‘화웨이 사태’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이번 재판을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이례적이게 공개재판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자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요청을 받은 캐나다 당국에 체포된 이후,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체포·구금한 상태다. 다만 이들 2명은 마약밀매 혐의인 셸렌베르크와 달리 중국 국가안보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현정 인턴기자 jnghnji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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