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대주교는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교황에게 정식으로 초청장을 보낸다면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이날 오전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과도 남북이 교감하면서 교황이 방문할 수 있도록 초청장을 보낸다면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 보도를 보면 교황 내년 일정에 북한 방문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것은(방북은) 알 수 없는 것”이라며 “교황이 원하시면 언제든지 갈 수 있다. 내년 일정과는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황 방문은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핵을 포기할 수 있는 하나의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까지 방문해서 핵을 포기하겠다고 이야기하고, 국제사회에서 핵 포기 의지를 믿고 마음 편하게 지원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 어느 한 나라가 북을 몰아세우는 것에 대해 브레이크를 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교황님이 가셔서 북이 핵 포기를 말하면 교황께서 중재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바티칸 외교는 조용히 한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조용하게 (방북이) 진행되고 있지 않겠느냐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을 배려해달라는 편지를 보낸 사실도 알려졌다. 김 대주교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으로서 ‘북이 핵 포기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를 하는데 미국에서도 상응한 배려를 했으면 좋겠다. 경제 제재를 완화해주면 좋겠다’는 편지를 보냈다”며 “미국천주교주교회의 국제정의평화위원장이 서울에 왔을 때 이 편지의 사본을 줘 한국과 종교인의 바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가 어느 정도 융통성 있는 입장을 가지면 좋겠다”며 “타지에 알려진 광주 노조 모습이 너무 강성으로 비쳐 안타깝게 생각한다. 선명성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광주형 일자리를 위해서는 일단 성사시켜 놓고 예상치 못한 불리한 일들이 일어나면 얼마든지 호소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다”며 “현대차, 광주시는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이 합리적인 것이라면 양보하고, 노조도 너무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우선 성사시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새해소망으로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데 있어 어느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또 “끊긴 남북 혈맥이 다시 이어져 따뜻한 피가 흐르는 남북관계가 이뤄지고, 평화가 정착되면 동북아시아 평화를 지향하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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