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시작된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9일째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며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도 이에 맞서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면서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셧다운과 관련, 민주당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핵심어로 설정한 해시태그를 인용해 “이번 #척슈머 셧다운 동안 행정부는 해안경비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수고했다”며 “타운(워싱턴)을 떠나고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에 관심이 없는 민주당 의원들 도움 없이도”라고 비난했다.
캘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도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연락을 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예산 협상과 관련해 “그들(민주당)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 ABC 방송은 민주당으로 공이 넘어간 상황이라고 전했다.
콘웨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에 대한 예산 지원 액수를 25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낮췄다면서 “대통령은 이미 타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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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국경 지역에서 과테말라 출신 아동이 숨진 것과 관련, 엄격히 따지면 과거 국경 강화에 찬성했다가 현재 장벽 건설에 반대하는 민주당에 잘못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했다고 ABC와 CNN은 전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존 테스터 상원의원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국경안보를 위해 어떤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대한 분석이 없다”며 “기술과 인력을 통해 벽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의원도 ABC ‘디스위크’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원하는 것은 비효과적인 중세 시대 국경장벽에 50억 달러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며 “이는 21세기의 문제에 대한 5세기 해결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강 대 강’ 대치로 셧다운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백악관은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관계자들과 의원들에게 국경장벽 예산으로 13억 달러만 배정된 안에는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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