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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찰했다면 저는 파면감".. 羅 "양두구육 정권 민낯드러나"

임종석·조국 운영위 출석

한국당, 블랙리스트 부각 총공세

KT&G사장 사퇴 압력설도 추궁

與 "가짜뉴스로 정치공세" 반박

조국 "삼인성호, 희대의 농간"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권욱기자




2018년 마지막 날인 31일 국회는 향후 국정운영의 흐름을 바꿔놓을 것으로 보이는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 사태를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리 혐의자인 김 수사관의 개인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청와대의 조직적인 민간인 사찰로 규정하면서 총공세를 퍼부었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임 실장은 “비서실의 불찰을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비위혐의자를 애초에 걸러내지 못했는지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 언제든 비서실장으로서 필요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제가 정말 민간인 사찰을 했다면 즉시 저는 파면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 실장과 조 수석은 국민들께 사과했지만 야당의 공세에는 정면 대응했다. 특히 조 수석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회에 들어가기 전에 한 말씀 드리겠다”고 발언을 자청해 ‘거짓이라도 여럿이 말하면 참이 된다’는 사자성어인 삼인성호(三人成虎)를 언급하며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그는 “세 사람이 입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옛말처럼 비위행위자의 일방적인 사실 왜곡이 여과 없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며 “매우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민간인 사찰도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수석은 “이 사태의 핵심은 김 수사관이 자신의 징계 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희대의 농간을 부리는 것”이라며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임 실장도 “정치적 사찰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현 정부에서) 민간인 사찰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청와대에 힘을 실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김태우 사건의 본질은 3비 커넥션인데 ‘비리 기업인’을 스폰서로 두고 정보 장사를 했던 ‘비리 공직자(김 수사관)’가 쏟아내는 음해성 내용을 ‘비토 세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쏟아붓는 것”이라며 “몸통은 자유한국당”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김태우라는 비위 행위자의 가짜뉴스를 한국당이 그대로 중계방송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당은 김 수사관이 제기한 의혹과 함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폭로한 청와대 KT&G 사장 교체 압력설까지 확전시키며 청와대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무엇보다 김 수사관이 공익제보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김 수사관을 범법자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보이는데 김 수사관은 엄연한 공익제보자”라며 “정권 초기 정의와 도덕성을 앞세웠는데 위선과 일탈에 양두구육(羊頭狗肉) 정권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도읍 의원도 “김 수사관의 폭로로 촉발된 민간인 사찰 및 블랙리스트 실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효상 의원은 KT&G 사장 교체 압력설을 집중 질의했다. 임 실장은 “사장을 바꾸고자 하는 것은 금시초문”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한국당은 운영위 회의 종반부에 “국정조사와 특검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논평을 내놨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의 조직적인 진상규명 방해로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의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한편,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 출석 요구에 응한 것은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6년 전해철 당시 민정수석 이후 12년 만이다.
/송종호·양지윤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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