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인’으로 정평이 난 ‘살아있는 레전드’ 이문세의 공연다웠다. 이문세의 주옥같은 명곡들도 감미로웠지만 가로 80미터 이상의 대형 스크린을 통한 화려한 무대 효과와 조명, 음악 등이 모두 어우러져 그 곡들을 더욱 빛나게 했다.
12월 2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의 ‘2018 이문세 더 베스트(The Best)’ 공연은 모든 좌석이 매진된 뜨거운 밤무대였다. 객석의 열화와 같은 박수 속에 무대에 오른 이문세는 “1만 2,000여 명이 연말에 한 장소에서, 제시간에 모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우리는 모두 모였다”며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날 ‘더 베스트’ 공연은 이름답게 그의 유명한 히트곡들만 추려서 선보였다. ‘휘파람’으로 무대를 연 이문세는 이어 ‘소녀’를 열창했다. 무대에 다리가 만들어지면서 이문세는 관객들에게 가까이 다가갔으며, 노래 중간 흰색 종이를 빨간 장미꽃으로 바꾸는 마술을 선보일 때는 관객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11년간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로 활동하며 ‘별밤지기’로도 유명한 이문세답게 공연 중간중간 화려한 입담을 선보였다. ‘노야끝박’이라며 ‘노래할 땐 야광봉, 끝에는 박수’를 관객들에게 요청하기도 하고, 하루라도 더 젊을 때 즐기자며 관객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했다.
이문세가 ‘난 아직 모르잖아요’로 활동하던 당시 TV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나오다가 무대에 선 이문세가 옛날 버전 그대로 노래를 이어 부르자 관객들은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이어 ‘조조할인’, ‘알 수 없는 인생’,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광화문 연가’, ‘옛사랑’ 등 히트곡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이문세는 공연 중간 ‘깜짝 선물’로 관객들을 행복하게 했는데 “올 한해 수고한 여러분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며 모든 관객에게 ‘문세라면’이라고 적힌 라면을 2개씩 선사했다.
이문세의 공연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도 유명하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히트곡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빅뱅의 ‘붉은 노을’처럼 최근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곡도 많아 10대부터 60대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연이기 때문이다. 이날 공연장에서도 백발의 할머니와 딸, 그리고 손녀까지 3대가 함께 온 관객들이 눈에 띄었다. 마지막 ‘그대 나를 보면’과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솔로 예찬’, ‘붉은 노을’을 부를 때는 올해 60살이라는 나이가 믿기 힘들 만큼 이문세의 열정적인 무대가 돋보였다. 관객들 역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즐기면서 공연장이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이문세는 앵콜곡까지 총 21곡을 2시간 넘는 시간 동안 열창하며 팬들과 교감을 나눴다.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31일까지 이어진 이번 공연은 총 3만 6,000석 전석이 모두 일찌감치 매진되면서 이문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문세는 지난 한 해를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특히 10월엔 3년 반 만의 정규 19집 ‘비트윈 어스(Between Us)’을 발매했다. 이 앨범에서 이문세는 헤이즈, 다이나믹듀오 개코, 선우정아, 잔나비 등 실력 있는 후배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과거에 머물지 않고 한층 진화한 음악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2월에는 9개월에 걸쳐 진행된 전국투어 ‘2017-2018 씨어터 이문세’를 30개 도시 43회 공연 전석 매진이라는 화려한 기록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또한 ‘씨어터 이문세’의 연장선으로 개최된 해외 투어를 통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3개국 6개 도시 공연을 펼쳤고, 1만여 현지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을 동시에 안기기도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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