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최근 부산과 김해·거제 시민단체들이 뭉쳐 출범한 부울경시민운동본부는 국민청원을 진행해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을 받기로 하는 등 김해신공항 반대 행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가 김해신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설명회를 연기하는 과정에서 ‘부산시와 부울경 검증단이 주장한 초안 보고서의 문제점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자 이를 재반박하고 나서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도 김해신공항 건설을 두고 “잘못된 정책은 바로잡아야 하고 거짓된 논리는 철회돼야 한다”고 신년사에서 밝히는 등 전면전에 나선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부산시 안팎에서는 정부가 지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조만간 민자를 유치해 공항을 건설하겠다는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동남권과 국토부는 여객목표와 운항 횟수는 물론 안전과 소음, 활주로, 군사공항 기능 강화 등 다방면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소음영향의 경우 피해가구 수가 13배에 달하는 차이가 난다. 국토부는 소음피해 규모가 46.3㎢에 2,716가구라고 봤고 동남권은 신설 활주로에 따른 이착륙 방향으로 김해와 부산을 포함한 59.7㎢에 3만4,833가구라고 예측했다.
또 국토부는 ‘V자’ 활주로를 추진하고 있는 데 반해 동남권은 임호산과 경운산 등으로 항공기가 악천후 때 충돌 위험이 있어 공항시설법상 절취해야 하지만 항공학적 검토조차 시행하지 않아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동남권 단체장들은 국토부 장관 면담을 거쳐 국무총리실 산하에 검증위원회 설치와 중재를 요청하기로 했다.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백지화와 다른 입지를 요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중 기본계획안을 고시하고 늦어도 오는 2021년 초까지 설계를 완료한 뒤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준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진행 과정에서 중대한 오류가 발견된 것이 없고 동남권 주장에서 합리적으로 수용할 만한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이유에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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