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노리고 20차례에 걸쳐 절도 행각을 벌인 3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31일 아파트 복도 창문을 통해 베란다로 침입하는 수법으로 현금 등 2억3천만원 상당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박모(36) 씨를 구속했다.
박씨는 지난 8월 25일 오후 8시께 해운대 신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 들어가 초인종을 누르고 빈집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비상계단 창문으로 빈집 베란다 창문을 열고 들어가 현금과 귀금속 등 2천50만원 상당 금품을 훔쳤다.
범행 당시 박씨는 밧줄 등을 이용하지 않고 맨몸으로 베란다 난간을 잡고 침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 11월 3일까지 23층 아파트를 비롯해 저층과 고층을 가리지 않고 부산 시내 아파트 20곳에서 2억3천만원 상당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가 고층아파트 베란다를 손쉽게 뛰어넘을 수 있었던 것은 190㎝인 큰 키도 한몫했다.
경찰은 “보통 남성이라면 쉽게 잡을 수 없는 거리에 있는 난간을 박씨는 손쉽게 잡고 내부로 침입했다”며 “범행 때마다 모자를 쓰고 범행 후 옷을 갈아입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몇몇 사건을 분석하던 중 CC(폐쇄회로)TV에서 범인 옷이 바뀌지만, 신발과 가방이 똑같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동종 전과자를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여 박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2014년 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하다가 붙잡힌 형사에게 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고층아파트라고 하더라도 외출 시에는 반드시 베란다 창문을 잠가야 하고 비상계단과 베란다 사이 거리가 가까운 곳은 방범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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