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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실에 바탕 둔 실용적 경제정책을 펴자

2019년 새해를 맞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계 경제가 미중 무역갈등의 여파로 둔화 조짐을 보이는데다 내수마저 한풀 꺾이면서 우리 경제 곳곳에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서경펠로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신년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0%가 제조업 경쟁력 약화와 성장동력 부재, 정책 실패로 위기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높아졌다”면서 “성과가 있어도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소비지표 등에서 경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데도 ‘경제실패’라는 잘못된 프레임 탓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여당 지도부는 “지표상으로 경제 체질이 나아지고 있다”며 새해에도 중단 없는 적폐 청산을 다짐하고 나섰다. 팍팍한 경제현실이나 민심과 동떨어진 여권의 안이한 인식과 처방이 놀라울 따름이다.

여권의 낙관론과 달리 실제 경제지표는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무리한 소득주도 성장의 여파로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까지 치솟았고 투자는 외환위기 직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최저임금이 2년 연속 대폭 오르면서 소상공인들은 범법자로 전락하거나 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절규하고 있다. 정부가 치켜세우는 수출실적마저 지난해 12월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8.3%나 줄어 걱정을 키우고 있다. 그나마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마저 내리막길로 돌아선다면 비빌 언덕조차 사라져버리는 셈이다.



정부는 엄혹한 경제상황을 직시하고 경제운용의 틀을 다시 짜야 한다. 무엇보다 이념과 정치 일변도에서 벗어나 현실에 바탕을 둔 실용적 경제정책을 펼치는 게 필요하다. 기업을 옥죄는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산업 구조조정과 노동·규제개혁을 통한 성장동력 육성에 나서라는 서경펠로의 고언에 귀를 기울일 때다. 실사구시의 정신으로 민생을 보듬어 안고 기업의 기를 살리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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