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의사를 살해한 혐의로 박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전날 오후5시44분께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상담을 받던 중 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의사의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고 의사는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오후7시30분께 끝내 숨졌다.
의료계 및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기회에 의료진의 안전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환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병원에서의 폭력 등 범죄행위를 강력히 처벌하고 다시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1만4,000여명의 시민이 서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강북삼성병원에서 외래환자가 가장 많은 교수 중 한 명이었다”며 “평소 피해 교수에게서 외래진료를 받던 환자들도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출신의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진료현장에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과거에도 있어 법도 바꾸고 했지만 또다시 불행한 일이 발생했다”며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의료계가 지혜를 모아 대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망한 의사는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인 ‘보고듣고말하기’를 개발한 주역으로 알려졌다. 100여편의 우울증·불안장애 관련 학술논문을 썼고 국내외 유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피해자는 과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최소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정신과 의사가 됐다”며 “힘들어도 오늘을 견디어 보자고, 당신의 삶에 기회를 조금 더 주어 보자고,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우리 함께 살아보자고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며 정신과 의사가 된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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