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의사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 모(30)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전날 오후 5시 44분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진료 상담을 받던 중 의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상담실에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피해자가 도망치자 뒤쫓아 나가 3층 진료 접수실 근처 복도에서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
흉기에 찔린 의사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7시 30분께 끝내 숨졌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사실은 시인했지만, 범행동기에 대해서는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피의자 소지품과 폐쇄회로(CC)TV 등 객관적 자료를 분석하고, 박씨 주변 조사 등으로 정확한 범행동기를 확인할 계획이다.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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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박씨의 정신병 전력은 개인정보 중 민감 정보로 확인해줄 수 없다”며 “유족 심리안정과 피해자 구조금 지급 등 적극적으로 피해자 보호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의료진에 대한 폭력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와 공감을 받고 있다.
청원자는 ‘강북 삼성병원 의료진 사망사건에 관련한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병원에 종사하는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의업 종사자 및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병원에서의 폭력 행위, 범죄 행위에 대해서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의사를 폭행·위협·살인하는 것은 한 의사의 목숨을 빼앗는 것뿐 아니라 다른 치료를 기다리는 수많은 환자의 목숨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의료진과 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를 구비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날 올라온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1만6천500여명이 동의했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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