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항로 개척시대는 문명과 문화가 만날 때 의학이 발전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서유럽 국가들이 식민지를 획득하면서 은과 향료뿐만 아니라 콜레라 같은 풍토병도 함께 들여왔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유럽인들이 갖고 온 천연두로 인해 몰살의 지경까지 이른다. 신작 ‘서민 교수의 의학 세계사’에서 서민 교수는 의학은 그 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의학의 역사를 아는 것은 곧 인간의 역사를 아는 방법이 된다고 말한다.
20년째 의대에서 강의 중인 의학자 서민 교수는 의학의 발전으로 달라지는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을 재기발랄한 언어로 전한다. 서민 교수는 의학과 세계사의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시공간을 넘나든다. 유럽과 아시아, 아메리카 지역에서 의사를 찾고, 인공지능(AI) 시대를 맞고 있는 오늘의 대한민국에까지 이른다.
의학의 역사라고 해서 과거만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다. 서민 교수는 현대의학이 어떤 형태로 발전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AI시대의 의사에게 중요한 요소는 환자와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이며 그것이 인간과 기술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의학이 다루는 대상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다. 1만 7,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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