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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北 외교관 잠적에..美언론, 북미협상 국면 파장 주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부부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언론과 외교가 등이 파장과 이후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고 현재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이탈리아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미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 사안에 대해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 언론들은 조 대사대리의 잠적으로 지난해부터 이미지를 변신하며 외교에 전념한 김 위원장에게 타격이 될 것으로 봤다. AP통신은 4일(현지시간) “북한 엘리트 출신 고위직의 망명은 서울, 워싱턴과의 외교를 추구하며 ‘국제적 정치인’, ‘지정학적 플레이어’의 면모를 드러내려고 하는 김정은 입장에선 엄청난 골칫거리일 것”이라며 이 사안이 언론 등의 집중 조명을 받는 것 자체가 두통거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지난 1년간 전례 없는 외교적 손길을 내민 뒤 국제적 지위를 가진 합법적 정상으로서 위상을 다지려던 북한의 김정은에게 굴욕적 일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은 김정은에게 치명적 타격이다. 그의 성격과 외교 정책이 새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탈북자 출신의 강명도 경기대 교수의 발언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한다는 내용이 현지 보도되면서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 사안이 북미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하고 있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인 라 레푸블리카는 조 대사대리의 미국 망명과 관련한 논의가 북미협상에도 부정적인 효과를 미칠 수도 있다고 봤다. WSJ은 “파리 주재 북한 대표부 참사관이었던 형 장승호 씨와 전 이집트 주재 대사인 동생 장승길씨 형제가 지난 1997년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으며 이탈리아 로마에 있었던 북한 관리가 1998년 2월 가족과 함께 한국행을 한 바 있다”며 그 이후 평양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북미협상이 1998년 3월 재개에 합의할 때까지 교착상태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사안이 북미 대화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보다는 북미가 조 대사대리의 문제와 비핵화 협상을 분리해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북미 정상이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전후로 다시 한번 ‘친서 외교’를 가동, 2차 핵 담판 의지를 분명히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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