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레이더 갈등’이 국제여론전으로 치닫고 있다. 국방부는 해상 구조활동을 심각하게 위협한 일본의 부당한 행위를 국제적으로 알리고자 국방부 공식 유튜브 계정에 다국어 영상을 제작해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우리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화기관제) 레이더(STIR)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또 일본 초계기가 당시 광개토대왕함 500m 거리까지 접근하고, 150m 상공으로 위협 비행했다는 사실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광개토대왕함은 지난달 20일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에서 북한 선박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탐색레이더(MW08)를 가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1 초계기가 저고도로 다가오자 이를 식별하고자 IFF(피아식별장치)와 광학추적장비(EOTS)를 일본 초계기 쪽으로 돌렸다. 그러나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초계기를 향해 화기 관제 레이더를 조사하며 자신들을 위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은 동영상 공개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방위성은 5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동영상 내용에 일본의 입장과는 다른 주장이 보인다”며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 구축함에서 해상자위대 소속 P-1 초계기에 대한 화기 관제 레이더 조사는 불측의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로, 이러한 사안이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 논란이 불거졌을 때 한국 측을 설득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장은 “미국의 입장에서도 일본 측이 이번 레이더 문제를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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