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까지만 해도 1억 원대에 가능하던 갭 투자가 이제는 2~3억 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40대 직장인 A씨)”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전세가율) 비율이 3년 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갭 투자가 사라지고 있다. 올해에도 전세가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새 아파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세가 반등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파트·단독·연립 등 전체 주택 유형을 포함한 서울 종합주택 전세가율(평균 가격 기준)은 전달(65.4%) 대비 0.1% 하락한 65.3%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3년 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12월 도심권 전세가율은 57.4%로 서울에서 가장 낮았고, 동남권 58.4%, 서북권 67.1%, 동북권 68.1%, 서남권 68.3% 등의 순이었다. 수도권은 전달(68.8%) 대비 0.2% 하락한 68.6%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세가율 하락은 급등한 매매가를 전세가가 따라 잡지 못한 것이 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주택가격은 6.22% 올랐지만 전세가는 0.25% 오르는데 그쳤다. ‘9·13 대책’ 이후 매매가가 약보합세로 돌아섰지만 전세가는 더 떨어지면서 전세가율 하락을 부추켰다.
전세가율 하락은 갭 투자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평균 매매가에서 평균 전세가를 빼 갭 투자 비용을 환산해 보면 2017년 12월 1억 9,819만 원에 달하던 서울 주택 갭투자 비용은 지난해 12월 2억 4,046만 원까지 올랐다.
올해 역시 전세가율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매매가는 하락 또는 약보합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입주물량 여파로 전세시장이 더 침체 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년 전에 주택을 매입한 갭 투자자의 경우 전세 재계약이 돌아오는 2019년에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거나 신규 세입자를 구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데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아 골머리를 앓는 갭 투자들이 수두룩하다”면서 “자비로라도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지만 추가 대출이 어렵고, 여유자금을 이미 갭 투자에 쏟아부어 갭 투자자도 세입자도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갭 투자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전세가율은 50%대 밑으로 내려가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갭 투자는 지금과 같은 시장에선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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