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7일 아침 참모들과 가진 정례 차담회에서 “국민들이 통계작성에 나서게 하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해야지 강압적인 방법으로 하는 건 관료적 사고”라며 이 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통계청의 방침은)채택해서는 안 된다”며 “다른 분야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통계청은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던 가계동향조사를 올해부터 매일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가계부 작성 방식으로 바꾸고 표본도 7,200가구로 늘렸다. 가계동향조사는 가정의 소득을 보여줘 소득격차를 알 수 있는 통계다. 통계청은 조사과정에서 비협조 사례가 늘어나자 불응할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침을 정했다. 통계법과 관련 시행령을 보면 국가통계 작성 과정에서 조사 불응자에게 불응 횟수에 따라 5~20만원까지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부과된 적이 없는 사문화된 조항이었는데, 통계조사에 애를 먹자 이를 조항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야당은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가계부를 매일 꼼꼼하게 써야 하고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는데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행정이라는 것이다. 야당도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6일 “통계청이 소득주도성장의 ‘빅브라더’ 짓을 하겠다고 나선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통계청의 과태료 부과 방침의 철회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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