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기 청와대를 이끌 대통령 비서실장에 노영민 주중 대사, 정무수석에 강기정 전 의원, 국민소통수석에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이 내정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와대 쇄신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친문(親文) 전면 재배치’가 핵심이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노 대사가 대통령비서실 수장을 맡으면서 당청 간 역학 구도에 변화도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 교체에 이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외교·안보 라인 개편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전면 재개편되면서 설 전후로 예고된 개각 규모 역시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친문 핵심 발탁 ‘호남·운동권’ 임종석 퇴진=7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8일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인사추천위원회를 열어 비서실장 및 주요 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검증 절차를 마무리하고 인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정자 면면을 보면 친문 인사들의 중용이 눈에 띈다. 노 대사는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2017년 대선 때 조직본부장을 맡은 측근 중의 측근이다. 그는 중국 대사로 떠나기 전 이미 문 대통령과 2기 청와대 구성에 대한 교감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임 실장이 집권 초 진보 연합 구성을 위해 영입한 ‘신생 친문’이라면 노 대사는 ‘정통 친문’으로 분류된다. 정무수석을 맡게 될 강 전 의원 역시 문 대통령에 대한 비문 진영의 공세를 막아낸 경험이 있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에 친문 핵심 인사를 발탁한 것은 집권 3년 차를 맞아 흔들리는 청와대 기강을 다잡고 기존 정책에 강공을 걸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국민소통수석에 윤 전 위원이 발탁된 것은 지나치게 친문 진용으로 구축되는 청와대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청은 이해찬-노영민 ‘총선’ 긴장감=노 대사가 비서실장에 내정되면서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해찬 더불어 민주당 대표와의 긴장관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협상가’인 노 대사의 스타일상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은 두 사람 간의 긴장과 시너지를 가르는 변수가 총선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여당 내 중진 의원은 “노 대사가 공천과정에서 이른바 ‘문심(文心)’을 강력히 전달할 경우 당 대표와의 긴장감이 극대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총선 공천을 둘러싼 당청 간 파워게임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공교롭게 지난 5일 국회에서는 문 대통령의 열렬 지지자 모임인 ‘문파’ 1,3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해 당 대표 선거에서 이 대표와 경쟁했던 김진표 의원에 대한 지지세가 뚜렷한 이들이다. 김 의원을 밀었던 ‘부엉이모임’ 소속 친문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 노 대사의 등장에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개각 대상 10여 곳 달해=비서실장과 수석급 인사에 이어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이뤄진다. 공석인 곳은 의전·고용노동·국정홍보·과학기술보좌관 등이며 총선 출마를 위해 빠지는 일부 비서관 자리도 교체가 이뤄진다. 권혁기 춘추관장이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 가운데 이 자리에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유송화 제2부속비서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2부속비서관에는 신지연 현 해외언론비서관이 이동한다. 청와대가 전면 재편되며 개각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줄잡아 10개 부처에서 개각 수요가 생기는데 이 가운데 6~7곳은 교체가 유력하다. 현역 국회의원인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교체가 확실시된다.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이 재편되면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홍우·이태규·송종호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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