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연은 서울대 최연소 교수 임용, 프랑스 오를레앙 국제콩쿨 한국인 최초 심사위원장, 금호아트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사이클 4년 연속 매진 등 실력으로 본인을 증명해냈다.
베를린의 Teldex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이번 앨범은 그래미 상을 6회나 수상한 프로듀서 마틴 사우어와 베를린 필하모니 홀의 전속 조율사이자 알프레드 브렌델, 안드라스 쉬프와 같은 거장 피아니스트들이 아끼는 조율사인 토마스 휩쉬가 참여하여 퀄리티를 높였다.
이번 앨범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8번, 26번, 27번, 30번 총 4개의 작품이 포함되었다. 1802년에 작곡한 작품번호 31 소나타 3부작은 작품번호 2 또는 작품번호 10과 비교해 볼 때, 구조적으로는 보다 느슨하며 비르투오소적인 성격이 더 짙게 드러나는 드라마틱한 피아노 작법을 선보이고 있다. 체르니는 이 소나타를 ’재기 넘치는 평화로움’이라는 말로 묘사하기도 했다. 피아노 소나타 26번 작품번호 81a ‘고별’은 베토벤의 32개의 소나타 중 유일하게 작곡가 자신이 직접 표제를 붙인 작품이다. 이 곡을 베토벤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아돌프 대공에게 헌정했는데, 대공이 1809년 5월에 나폴레옹 군의 침략을 피해 빈을 떠났다가 이듬해 무사히 돌아온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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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의 마지막 두 곡은 베토벤이 청력이 완전히 상실했을 때 작곡되었다.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평론가 찰스 로젠은 소나타 27번을 ‘절망적이면서도 열정적인 분위기”’고 묘사하였는데 이 소나타는 슈베르트의 자유로운 서정성의 도래를 암시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베토벤은 1818년에 그의 기념비적인 작품인 ‘함머클라비어’ 소나타를 완성하며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과도기를 깨고 1821년 11월에 소나타 30번을 출판하게 된다. 이 곡을 안토니 브렌타노의 딸인 막시밀리안에게 헌정했는데, 몇몇 학자들은 베토벤이 남몰래 연모했던 이름 모를 ‘불멸의 연인’이 그녀일 것으로 추측한다.
녹음 당시 나의 심정을 표현하는 노래이자 선언문과도 같은 작품들이라고 이야기하는 피아니스트 최희연은 이번 앨범을 통해 베토벤이 온 인류를 위한 소망을 담고 작곡한 것처럼 이 음반이 그 소망을 나누는 도구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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