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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반도체 어닝쇼크 보고도 신성장 미적거릴건가

삼성전자가 8일 지난해 4·4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59조원에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는데 모두 ‘어닝쇼크’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1년 전(15조1,500억원)에 비해 28.7% 감소했고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전분기(17조5,700억원)보다는 38.5%나 줄어들었다. 2017년 1·4분기 이후 최저치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우려했던 반도체 부문의 위축이 현실화했다는 점이다.

회사 측에서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4·4분기 반도체 부문의 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5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주요 반도체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 수출상품인 D램 가격은 2017년 11월 4.8달러에서 1년 만에 3.1달러로 급락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요 둔화와 맞물려 메모리반도체 사이클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도 8일 공개한 국제수지 통계에서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폭(50억6,000만달러)이 전월 대비 45%나 급감한 이유로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을 꼽았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업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해 낙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반도체가 가라앉으면 그렇지않아도 힘든 국내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 걱정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는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가운데 26%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처럼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경기 냉각은 수출실적을 끌어내리는데다 투자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줄 것임이 분명하다.



이럴 때일수록 식어가는 성장엔진을 다시 살리고 반도체 편중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규제혁파를 통해 혁신성장의 길을 터줘야 한다. 이제는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산업계도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소모적인 성장방식 논쟁으로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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