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시작된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시장개방 확대 등 중국의 구조적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스 장관은 7일 미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8일까지 베이징에서 진행된 무역협상에 대해 “중국과 우리가 수용하고 모든 핵심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인 합의를 도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합의를 낙관했다. 로스 장관은 구체적으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더 구매하는 방안이 거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1조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상품을 더 수입하겠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농산물과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실제로 이날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통 큰 양보를 결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농업농촌부는 이날 바스프·몬산토·듀폰·신젠타·다우 등 5개사의 유전자조작(GMO) 농산품의 안정성 심사가 승인돼 수입이 허가됐다고 밝혔다. 중국이 지난 2017년 7월 GMO 농산품 수입을 중단한 지 18개월 만에 수입이 재개되는 것이다. 또 중국 수입업체들은 미국산 대두를 최소 18만톤, 최대 90만톤 수입하는 계약을 미국 수출업체와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로스 장관은 “지재권·시장개방 등 구조적인 개혁에서 진전을 보는 일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며 비무역 문제 해결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회담에서 에너지 및 농산물 수입 외에 자동차 관세, 은행시장 개방, 지재권 보호 등 구조적인 문제들이 의제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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