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무역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9일까지 협상 기한을 하루 늘렸다. 미국 제프리 게리시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중국 왕서우원 상무부 부부장이 각각 이끄는 양국 차관급 실무 대표단의 협상 일정은 애초 7~8일 이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 가운데 한 명인 스티븐 윈버그 에너지부 차관보는 8일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현재까지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트윗에 글을 올려 “중국과의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정을 하루 연장해 사흘째 협상에 임하는 만큼 미국과 중국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날 미중 양측은 베이징 현지시각으로 밤 늦게까지 협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이번 차관급 협상이 양국의 협상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간 후속 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다우존스 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양측이 여전히 합의에 이를 준비는 돼 있지 않다면서도 일부 이견을 좁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다우존스는 중국의 미국산 제품 구매 등과 같은 이슈에서 진전을 이뤘다면서 각료급 후속 협상이 이달 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중 대표단이 직접 마주 앉아 협상에 돌입한 것은 작년 12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90일간 조건부 휴전에 합의한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시 주석과 대화한 사실을 전하며 “나는 정말로 그들이 합의를 성사하고자 한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 전망을 드러냈다. 그는 4일에도 “시 주석과 내가 깊이 참여하고 있고, 최고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역전쟁 휴전 이후 중국은 무역협상 타결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그간 중국은 외국인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새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하는 등 미국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보여왔다. 또 미국산 차량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도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이번 무역협상 시기에 맞춰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로 추가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협상 타결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급속한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 서둘러 갈등을 봉합하려는 중국과 달리 미국은 중국과의 합의가 도출돼도 확실한 이행 보장까지 받아내겠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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