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이 외국 연수 중에 현지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시민단체 고발에 따라 폭행 당사자인 박종철 의원 수사에 나섰고, 예천군의회 홈페이지에는 수백건의 의원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박종철 의원은 사건이 알려지자 “연수 일정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말다툼하다 손톱으로 긁은 것 같다”고 했으나 CCTV에 주먹질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망신살을 뻗치고 있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 10일간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다. 전체 연수 비용은 6천100만원이다.
가이드 A씨는 연수 나흘째인 23일 오후 6시께(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곳으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박종철 의원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폭행당했다.
A씨는 “버스 안에서 바로 뒷자리에 있던 의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술에 취해 누워있던 박 의원이 일어나 다가와서 갑자기 주먹을 날려 안경이 다 부서졌고 얼굴에 피가 났다”고 말했다.
미국인 버스기사가 911에 신고해 앰뷸런스가 왔고, 처치 중 경찰관이 박종철 의원을 연행하려 했으나 가이드가 막았다. 결국 박종철 의원은 택시로 숙소까지 이동했다.
가이드 A씨는 “의장 하고 몇몇분이 저한테 사정을 했고, 실수해서 넘어져 다친 것으로 해달라며 모든 책임은 자기들이 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종철 의원은 아무런 노력을 한 게 없고 의장 등 두 분이 나서서 중재했고 합의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A씨는 “군의원 두 분이 나서서 중재해 합의했다”며 “미화 3천300달러와 한화 173만원을 받았는데 환율로 계산하면 5천 달러 좀 못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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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연수 마지막 날 다른 사람으로 가이드가 교체됐고 합의문을 호텔에서 써 주자 박 의원은 주머니에 넣더니 ‘나도 돈 한번 벌어보자. 너도 나 한번 쳐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의원은 12월 21일부터 여자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 ‘보도’를 불러달라고 해서 보도가 뭐냐고 했더니 그것도 모르냐고 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부 의원은 호텔에서 문을 열어놓은 채 술을 마시고 복도에서 소리를 질러 일본인 투숙객이 호텔 측에 항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권모 의원의 실명을 밝힌 뒤 “농담하는 건가 했는데 ‘이거 농담 아니다. 정말로 (접대부 술집) 좀 찾아봐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도우미가 나오는 노래방이나 가요주점이 있느냐고 한 번 물어봤으나 보도를 불러달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철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4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군의회 부의장에서 사퇴했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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