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사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전날 발표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이 “야당을 향한 전쟁선포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번 인사가 ‘문책성 인사’가 아닌 ‘면죄부 인사’가 됐다고 꼬집은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9일 한국당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조국 민정수석과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겨냥한 쓴 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임 실장은 통일부 장관을 겸해 총선에 출마한다고 하고 조 수석은 국민과 함께 사법개혁을 하겠다는 얘기를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며 “사과나 반성 대신 거만한 태도를 보인 것”이라 지적했다.
특히 조 수석에 대해 “조 수석은 지난 2012년 4월 자신의 트위터에 영장 없는 도청과 이메일 수색, 편지 개봉, 예금계좌 뒤지기는 불법이라고 했는데 공무원의 휴대폰을 임의 제출받아서 뒤졌다고 얘기하는 것은 불법 사찰을 자인한 것”이라며 “휴대폰을 사찰하면 그 사람의 양심과 영혼까지 다 나온다. 그래서 조 수석에 ‘영혼 탈곡기’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비꼬았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 포렌식 장치를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디지털 포렌식 장치는 청와대가 사용할 물건이 아니다. (청와대는) 전 정부에서부터 있었다고 얘기할 게 아니라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을 향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여당이 야당의 요구를 ‘정치공세’로 평가절하하며 청와대를 비호하고 있다는 불만에서다. 그는 “여당은 청와대 눈치만 보는 여당이 아니라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야당이 제기하는 ‘권력남용’ 비판을 정치공세로 치부하면서 셧다운하는 여당은 ‘청와대 에이전트’일 뿐”이라며 “입법부 본연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국회의 책무를 방기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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