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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국민 연설…"멕시코 국경 위기 고조, 장벽 세워야"

백악관 대국민연설서 의회에 촉구…‘비상사태는’ 선포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을 예고 없이 방문해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116대 의회 개원식에서 야당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직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깜짝 등장’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관철을 위한 여론전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룸 단상에서 브리핑 형식의 발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에서 인도주의적 위기는 물론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57억 달러(한화 약 6조3,900억원 상당) 규모의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편성해 줄 것을 의회에 강하게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남쪽 국경에서의 통제되지 않는 불법 이민으로 인해 모든 미국민이 상처받고 있다”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남쪽 국경에서 인도주의적 위기, 안보적 위기, 마음의 위기가 증가하고 있다”며 “매일 세관 및 국경순찰 대원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는 수천 명의 불법 이민자들과 대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은 국경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미국민이 피 흘리는 것을 중단시킬 것”이라며 “장벽이 필요하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벽의 재질과 관련, 애초 콘트리트 장벽을 원했던 그는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서 강철(steel)에 동의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 예산을 둘러싼 민주당과의 갈등으로 빚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의 이유가 “민주당이 국경안보에 예산을 주지 않고 있는 단 하나 이유 때문”이라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이어 그는 그 해법이 오로지 민주당이 예산을 통과시키고 정부 문을 다시 여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진 않았다. 민주당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였던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될 경우 국방부 예산과 병력을 동원해 장벽 건설에 착수할 수 있다. 그는 지난 4일 백악관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한 뒤, 장벽 예산을 얻지 못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권한 남용에 대해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9일 백악관에서 회동할 것을 의회 지도부에 제안했다. 한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민을 인질로 잡고, 장벽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후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인질로 잡고 위기를 조장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연설이야말로 “마음의 위기”라고 말했다.

셧다운 사태가 18일째를 맞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날도 밤 늦게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방을 이어가며 연방정부 업무 중단 사태 장기화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방송 프로그램의 황금시간대인 오후 9시께부터 약 10분간 이어졌다. ABC, CNN, 폭스뉴스 등 주요 지상파와 뉴스 채널은 실시간으로 이를 중계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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