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생활 끝에 검거된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 운영자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주영 판사는 9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A(46·여)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와 14억1,000여만원의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남편과 다른 부부와 함께 1999년 9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외국에 서버를 두고 소라넷을 운영하며 회원들이 불법 음란물을 공유·배포하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5년 경찰이 소라넷 수사에 착수한 이후 운영진 6명 중 국내에 거주하던 2명이 먼저 체포됐고, 나머지 4명은 나라를 옮겨 다니며 도주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 여권을 보유하고 있던 A씨가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조치로 지난해 6월 자진 귀국했다. 하지만 A씨는 남편과 다른 부부가 전적으로 소라넷 운영을 맡았고,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는 평범한 주부라며 재판 내내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소라넷 사이트 개발자 등의 진술 등을 근거로 A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가 본격화하자 뉴질랜드 등에서 영주권 등을 얻으려 애쓰는 등 국내 수사를 피하려 했고, 객관적 증거에 대해 추궁하는 검사의 질문에 모른다는 부인으로만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이를 종합했을 때 충분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소라넷에 대해서는 “음란의 보편적 개념을 뛰어넘어 아동·청소년은 물론 보편적인 사람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왜곡했다”며 “실제 소라넷의 존재가 우리 사회에 유·무형으로 끼친 해악을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또한 소라넷의 제작·개발 단계서부터 관여했고, 가담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으며 그로 인한 막대한 이익도 향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런데도 납득 못 할 변명으로 범행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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