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9일 쟁점 현안들을 놓고 대립을 거듭하며 정국 교착이 심화하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 권력남용 의혹을 제기한 데 더해 청와대 2기 참모진에 관한 공방까지 가세하며 여야가 더욱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어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신재민 사건’과 전날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고리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민생을 내팽겨 쳤다며 ‘정쟁 연대’를 멈출 것을 요구했다. 야 3당은 김태우 수사관이 제기한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 도입 문제를 놓고도 공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 공동 행동에 나설 경우 여야는 더욱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는 이날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야당은 ‘시대착오적 코드 인사’라며 공격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견책·문책 인사가 돼야 하는데 면죄부 인사가 돼 야당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대표도 “문희상 국회의장이 전날 토론회에서 ‘이제는 전문가를 써야 한다’고 정부에 쓴소리했다. 여당 소속 국회의장이 공개석상에서 오죽하면 이렇게 말하나”라며 “코드 인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CBS라디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의 첫해가 되도록 하자고 했는데 그러려면 (인재를) 넓게 써야 한다”며 “캠프 인사만 데려다 놓고 모든 국민과 함께 잘사는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에 여당은 ‘적임 인사’라며 맞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안정감 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여야는 ‘김태우·신재민 사건’을 놓고도 정쟁을 이어갔다. 야 3당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차원의 ‘신재민 사건’ 청문회를 여는 것에 동의하고 이어 김태우 사건 특검에도 공조키로 했다. 그동안 한국당이 추진한 특검 도입에 다른 야당이 미온적으로 반응했던 것과는 달리, 전날 회동에서 야 3당 원내대표들이 특검 도입 논의에 합의한 것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청와대 특감반 의혹을 다룰 특검 도입의 구체적인 방법·시기를 야 3당이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민주당도 야 3당 합의 내용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새해를 맞아 민생·경제에 힘을 쏟아야 하는 만큼 정쟁만을 위한 야당의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생산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이 아니라 정쟁을 유발하려는 상임위 요구 등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여야는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놓고도 충돌하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조 후보자의 지난 2017년 대선 문재인 캠프 공명선거특보 경력을 문제 삼으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한 상태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조 후보자에게는 아무런 결격 사유가 없고, 정치 편향성 문제는 청문회 과정에서 검증하면 될 사안이라고 변호하고 있다. 결국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불참한 청문회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만 이어진 끝에 개의 30여분 만에 정회하는 파행을 겪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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