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교회에서 400개에 달하는 차명계좌를 운용한 정황이 포착돼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JTBC ‘뉴스룸’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교회’ 이름으로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거래가 오간 계좌만 410계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계좌들은 교회 건물 건축 비용의 출처를 의심하던 일부 신도들이 지난해 초 발견했다.
애초 교회 측은 재정을 담당하던 오모 장로에게 60억 원을 빌려 건물을 지었다고 밝혔지만, 자금을 보낸 계좌를 확인해 보니 오 장로 명의가 아닌, 또 다른 ‘서울교회’ 명의의 통장이었던 것. 같은 교회 명의로 수억 원씩 수상한 자전거래가 이뤄진 계좌만 400개가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해당 계좌를 운용한 것으로 지목된 오모 장로가 교회 명의 계좌의 돈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12년 9월 서울교회 통장에서 5억2000만원이 인출된 후 이 중 5억원이 오 장로의 둘째 아들 계좌로 들어갔고, 둘째 아들은 다음날 경매로 나온 대치동 빌라를 구입했다.
오 장로 측은 나머지 400개 중 일부가 자신의 차명 계좌라면서도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도 일부는 지난해 7월 오 장로를 횡령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에 수사에 나섰다.
/김호경기자 khk01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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