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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범사회적기구서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 방안 논의를”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26개 학회 공동성명

의협 ‘폭력 환자’ 등 진료거부권 법제화 요구

청원경찰 운영·안전시설 구축 정부예산 지원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26개 의료계 학회가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 방안을 논의할 범사회적기구 운영을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의사협회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강북삼성병원 의사 사망사건 관련한 공동성명에서 “우리 사회와 정부·국회가 의료기관에서의 폭력을 막고자 추진해왔던 근절 대응책이 여전히 부족하고 미흡하여 실효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며 범정부부처(기획재정부·교육부·법무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의료계,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범사회적기구 구성을 요구했다.

또 진료현장의 안전과 정신질환자들이 차별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의료법 개정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최대집 의사협회장은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으로 범사회적기구를 한시(6개월) 운영해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 방안을 조속히 결정하고 실행력을 갖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의사협회는 특히 폭력 성향의 환자 등에 대한 의료인보호권(진료거부권)을 의료법령에 명문화하고 청원경찰 운용,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에 정부 예산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9일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협회가 추진할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의사협회






의료인보호권은 폭력적 성향의 환자, 심각한 정신질환자의 경우 청원경찰 등 안전관리인력이 입회하기 전까지 진료를 유보할 수 있는 진료거부권의 일종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제15조 제1항)고 못박고 위반시 시정명령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정당한 거부 사유에 대해서는 법령에 명시하지 않은 채 보건복지부 유권해석을 통해 ‘환자·보호자의 모욕·명예훼손·폭행·업무방해로 의료인이 정상적인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경우’ 등을 예시하고 있다. 최 회장은 “최종 판결을 하는 사법부가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과 다른 판결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법령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의사협회는 또 의료기관 청원경찰 배치 등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하고 정부 출연금, 의료기관 과태료·과징금 등으로 의료기관안전관리기금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청원경찰 운영, 진료실 내 대피통로·안전공간·비상호출 시스템 등 의료인 안전체계 구축과 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폭행 피해 의료인에 대한 치료비·손해배상금 우선 지급에 정부 예산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 예산 지원의 적정성 여부와 지원범위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운용 중인 응급의료기금은 연간 3,000억원대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데 의료기관안전관리기금은 더 많은 재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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