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조던 스피스(26·미국)가 새해 첫 라운드에서 퍼트 난조를 떨치지 못했다.
스피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총상금 640만달러) 1라운드에서 3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127위에 처졌다.
주무기인 퍼트가 무뎌진 스피스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데뷔 때부터 ‘퍼트 달인’으로 불린 그는 장타를 갖추지 않고도 4년 동안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통산 11승을 거뒀다. 그러나 2017-2018시즌 퍼트가 흔들리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우승 없는 시즌을 보냈다. 1, 2위를 다퉜던 세계랭킹은 현재 17위까지 떨어졌다. ‘입스(Yips)’설이 나돌기도 한다. 입스는 주로 짧은 퍼트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발생하는 불안 증세를 말한다. 유명 코치인 행크 헤이니는 이날 “스피스가 퍼트 입스에 걸린 것 같다”고 ESPN에 말했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일하기도 했던 헤이니는 “특히 짧은 퍼트를 할 때 손이 떨리면서 짧은 퍼트를 자주 놓치는 선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마야코바 클래식 컷오프 이후 처음 대회에 나온 스피스는 “그동안 문제를 고치려고 노력했으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첫날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버디는 1개에 그쳤고 4개의 보기를 적어냈다. 선두와는 12타나 뒤졌고 컷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을 맞았다. 페어웨이 안착률 50%, 아이언 샷 그린 적중률 50%로 샷도 흔들렸지만 역시 퍼트가 문제였다. 총 퍼트 수 30개,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1.9개를 기록하며 최상위권이 익숙했던 ‘퍼트로 얻은 타수’ 부문 80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피스는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퍼트 때 편안함을 느꼈다”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선두는 9언더파 61타를 몰아친 애덤 스벤슨(캐나다)이었다. 2부 투어를 거쳐 이번 시즌 정규 투어에 데뷔한 스벤슨은 앞선 5개 대회에서는 3차례 컷오프 등으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이날 보기 없이 버디 7개와 이글 1개를 쓸어 담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앤드루 퍼트넘(미국)이 1타 차 단독 2위(8언더파)에 자리했다.
새해 처음으로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들 중에는 김시우(24·CJ대한통운)와 양용은(47)이 2언더파 공동 29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2009년 메이저대회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양용은은 지난해 일본 투어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한 덕에 스폰서 초청을 받아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강성훈(32)은 이븐파 공동 76위, 지난해 2부 투어 상금왕 임성재(21)와 김민휘(27), 이경훈(28·이상 CJ대한통운)은 나란히 1오버파 공동 89위에 자리했다. 배상문(33)은 5오버파 공동 140위로 부진했다.
출전자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4위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3언더파 공동 17위로 첫날을 마쳤다. 토머스는 샷 난조로 후반에만 보기 4개를 쏟았지만 9번과 18번홀(이상 파5)에서 2개의 이글을 터뜨려 순위 하락을 막았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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