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으로 고생했던 유럽이 겨울에는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독일 남부와 오스트리아 북서부 , 발칸 반도 등 유럽 곳곳에 이례적인 폭설이 내려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불가리아 남서부 피린 산맥에서 스노보드를 타던 사람 2명이 눈사태로 목숨을 잃는 등 이날 하루에만 유럽에서 폭설로 인한 사망자 4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독일 뮌헨 남부에서는 제설차가 다리 위에서 미끄러지며 전복된 뒤 아래 강물로 추락해 40대 운전기사가 사망했고, 발칸반도 알바니아에서는 폭설에 손상된 전선을 수리하던 전기공이 심장마비로 숨졌다.
이로써 지난 열흘 동안 유럽에서 폭설 관련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최소 21명으로 증가했다.
이례적인 폭설로 인해 각국 정부들의 조치도 빨라지고 있다. 알바니아에서는 군인과 응급 구조대원 2천여 명이 눈 속에 갇힌 사람들을 돕고, 폭설로 인해 고립된 마을들로의 진입로 복원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세르비아 남서부 지역도 폭설로 대부분의 학교에 휴교령을 내리는 등 비상조치를 가동하고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군은 11일 군용 헬기를 동원해 폭설 속에 산간 게스트하우스에 며칠간 갇혀 있던 독일 10대 학생 66명을 구조했다.
폭설을 동반한 한파도 유럽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겨울철 온화한 날씨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남부에서도 이상 한파와 강설로 도로가 폐쇄되고,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갔다. 남부 사르데냐 섬의 경우에는 눈이 온 직후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기록적인 추위가 닥쳤다. 몬테네그로에서도 9년 만에 수도 포드고리차에 눈이 내리고, 1월 기온이 수십 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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