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양수산부와 인천시가 공동으로 발표한 ‘인천항 내항 일원 미래비전’ 프로젝트에 대해 인천상공회의소 등 인천 경제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수변공간에 주거와 상업·업무지구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에 지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45년 간 이 일대에 뿌리 내린 물류업계에 대한 고려가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13일 인천상공회의소 등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와 인천시가 마련한 인천항 내항 일원 미래비전이 현실화되면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충당할지 명확하지 않은데다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항만산업을 사실상 밀어내는 모양새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천상의 관계자는 “인천 내항은 우리나라 산업의 역사가 온전히 살아있는 곳이고, 막대한 국가 예산과 자원이 투입돼 건설됐다”며 “여전히 항만의 기능을 갖춘 내항을 유지·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내항 발전비전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환황해권 해양관광 중심지 육성이라는 비전으로 제시된 내항 재개발계획은 사실상 항만기능을 없애겠다는 내용과 다름없다”면서 “1∼3단계로 나눠진 마스터플랜 실행계획에 따라 내항이 산업항으로서 기능을 상실하면 내항을 통해 원자재와 제품을 수출입하는 4,000여명이 종사하는 이 일대 산업은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역 경제계도 부동산 개발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는 부산 북항 재개발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도시계획전문가와 건축 전문가, 주민대표, 항만 전문가, 항만기업인 등으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항운노동조합도 “정부와 인천시가 항만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군산·평택·당진 등 모든 지역이 어떻게든 산업을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이번 마스터플랜은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한편 인천시와 해양수산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항만공사 등 4개 기관은 최근 인천항 일대 마스터플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총 8개 부두로 구성된 내항을 3단계로 나눠 재개발하는 배용을 발표했다. 1·8부두 42만㎡는 2020∼2024년, 2·6부두 73만㎡는 2025∼2030년을 목표로 하고 나머지 3·4·5·7부두 185만㎡는 2030년 이후 물동량 변화 추이를 바탕으로 재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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