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워킹그룹 회의는 당초 지난주 중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행정부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하는 등 미국 측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중정상회담에서 북중 정상이 북미정상회담의 의제인 비핵화, 상응 조치 등에 대해 공개발언을 하면서 한미 간에도 빠르게 의견을 조율할 필요성이 커지며 대면 대신 화상으로라도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일단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가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논의 대상은 대북제재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9일 대북구호단체에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해줬다. 수술 장비, 우유 보관용기, 결핵 퇴치 물자 등의 대북 반입이 다시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장선상에서 우리 정부가 지난주 공론화한 유엔 안보리 제재 우회를 통한 개성공단 재개 문제가 양국 간에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 차원에서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대신 대량 현금 유입을 대체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현금 유입에 워낙 민감해 우리 정부의 의지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북미정상회담 의제와 개최 시기, 장소에 대한 북미 간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장소와 시기는 ‘2월 중순, 베트남’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비핵화와 상응 조치 부문에서 북미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 킹 미 국무부 전 대북인권특사는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에서처럼 서로 악수하고, 만찬하고, 하루 정도 회담을 할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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