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9월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란 연계세력이 저지른 이라크 주재 미 대사관 인근 박격포 공격에 맞대응하는 차원으로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 매파’의 성향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을 고립시키기 위해 다음달 폴란드에서 ‘반(反)이란 국제회의’를 개최하기로 해 가뜩이나 험악한 양국관계가 한층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인근에서 발생한 박격포 공격 직후 국방부에 대(對)이란 군사공격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군사작전이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국무부와 국방부 당국자들은 볼턴 보좌관의 군사옵션 지시에 매우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당국자는 WSJ에 “실질적 피해나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을 타격하는 군사작전을 요구한 것은 충격적이었고 걱정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당시 박격포 공격은 있었지만 미 대사관이 직접 공격을 받거나 미국인의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한편 중동을 순방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달 13~14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중동의 안정과 안보를 주제로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70여개국이 모이는 회의를 열겠다고 전날 밝히자 이란은 즉각 반발하며 폴란드에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이날 이란 외무부는 주이란 폴란드 대사대리를 불러 국제회의 개최에 적극 가담한 점을 비판하면서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지난 11일 트위터에 “폴란드 정부는 2차 세계대전에서 폴란드인을 구한 이란을 성토하는 ‘반이란 서커스’를 필사적으로 유치한 수치를 앞으로도 씻지 못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1939년 옛소련의 침공에 폴란드 국민 수만 명이 이란으로 도피했으며 당시 이란 팔레비 왕조는 이들을 대부분 수용하고 일부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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