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8일 치러질 제95대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변회 소속 변호사 약 1만5,000명의 표심을 잡기 위한 박종우·이율·안병희 세 후보의 유세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변호사업계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1·2·3등이 명확히 나뉘지 않을 것”이라며 “1만명이 실제로 투표한다고 보면 표 차이가 나더라도 100표 안팎일 것이므로 3,500표가량을 잡으면 이기는 싸움”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서울변회 회장 선거의 승부가 안갯속에 가려진 이유로는 특정 집단의 이익과 관련된 첨예한 이슈가 없고 유권자 구성이 다양해졌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사법고시가 이미 폐지돼 ‘사시 존치’를 다툴 실익이 없고 로스쿨 출신 변호사 수가 많아지면서 사법고시 출신 변호사 수와 대등해졌다. 현재 유권자들은 원로 그룹 4,000명, 사법연수원 35~42기가 주축인 청년변호사 그룹 4,000명, 로스쿨 출신 7,000명 등 세 그룹으로 나뉜다.
기호 2번인 이율(56·사법연수원 25기) 변호사의 주요 지지세력은 청년변호사 그룹으로 파악된다. 청년변호사 그룹은 사법고시 합격자가 1,000명 이상씩 배출되던 시기의 연수원 출신 변호사들로 선배 변호사들의 기득권에 대항해 젊은 변호사의 권익 보장을 요구해왔다. 이 변호사는 “유사직역으로부터 변호사의 생존권을 지키고 10대 전문변호사회를 설립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반면 기호 1번인 박종우(45·33기) 변호사와 기호 3번 안병희(57·군법무관 7회) 변호사는 ‘친 로스쿨’ 성향으로 분류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표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로스쿨 출신 변호사 중에서도 이익에 따라 각 후보에게 표가 나뉠 전망이다. 군법무관이나 사내변호사 등으로 취업한 로스쿨 졸업생들은 연수원 출신인 박 변호사보다 군법무관 출신 안 변호사에게 심리적으로 가까움을 느낀다는 분석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조직화한 세력으로는 유일한 한국법조인협회도 표가 갈리는 양상이다. 서울변회 회칙상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10년이 지나야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데, 피선거권 축소 문제로 이찬희 전 서울변회 회장 측과 한법협 일부 변호사들은 갈등을 빚었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찬반 여부로 촉발된 한법협 내부 갈등이 서울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전언이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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