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폭설을 동반하며 미국 중서부를 강타했던 겨울 폭풍인 ‘지아(Gia)’가 동부로 이동하면서 미국 전역에 걸쳐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최소 10명이 숨진 가운데 수십만 가구가 정전되고 항공기 수백편이 결항 또는 지연되는 등 피해규모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에서 무려 1,500마일(2,400㎞)에 걸쳐 기다란 띠 모양을 이루고 있는 강력한 겨울폭풍인 지아는 주말을 거치면서 워싱턴DC와 볼티모어 등 미 동부지역으로 옮겨갔다. 폭풍의 이동과정에서 눈 덮인 고속도로에 수백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최소한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카고 교외의 도로에선 앞서 발생한 3중 추돌 교통사고를 수습하던 일리노이주 경찰관 크리스토퍼 램버트가 또 다른 차에 치여 숨졌다. 리오 슈미츠 일리노이주 경찰국장은 “램버트는 이전에 발생한 충돌사고의 피해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위치에 차를 세우고 사고를 처리하고 있었다”며 “그의 헌신은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리주에서는 14살짜리 친척을 태우고 가던 53세 여성이 눈길에서 차가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참변을 당하는 등 4명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대도시 지역은 30㎝ 가까운 눈이 내리면서 한때 10만 가구에 전기가 끊겼다. 눈과 연관된 교통사고도 800건 이상 신고됐다. 캔자스주에서도 폭풍 관련 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도인 워싱턴DC에는 곳에 따라 27㎝ 가까운 눈이 내리는 등 올해 들어 첫 폭설 사태를 맞았다. 메릴랜드주와 버지니아주의 일부 지역에도 15∼18㎝의 눈이 쏟아지면서 랠프 노덤 버지니아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국립기상청(NWS) 관계자는 이번 폭풍 피해가 극심한 것에 대해 폭풍에 유난히 습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이맘때 찾아오는 겨울 폭풍은 더 춥고 건조하기 마련인데 이번 폭풍은 습기를 잔뜩 머금으면서 많은 눈을 뿌렸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인턴기자 jse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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