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동대문구에 위치한 홍릉 서울바이오허브를 방문해 이문동 지역의 도시계획을 새로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박 시장이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육성하라고도 덧붙여 ‘도전숙(挑戰塾)’ 모델로 이문동 재개발의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시장은 14일 서울바이오허브를 방문해 “주거 문제를 포함해 서울바이오허브에 지원 기관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게 맞춤형 생활권으로 도시계획을 다시 한 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서울시가 지정한 이문·휘경뉴타운에 포함된 이문동은 토지·주택 보상 문제를 둘러싼 주민 간 갈등이 첨예해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빈집이 넘쳐나고 골목에는 쓰레기가 들어차 있어 서울의 대표적인 문제지역으로 꼽힌다.
박 시장의 지시에 따라 성북구 정릉 등 일부 지역에서 진행 중인 도전숙 사업이 이문동에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전숙은 청년들이 주거와 사무공간으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임대주택으로 성북구가 2014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주택을 매입해 청년에게 싼 가격으로 공급하면 서울시와 성북구가 창업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모델이다. 청년창업 지원의 모범사례로 꼽혀 성동구와 동작구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가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용적률을 높이는 대신 도전숙 등 공공주택을 이문동에 조성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박 시장과의 간담회에 참여한 서울바이오허브 입주기업들은 애로점으로 공간부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서울시는 공간 확대는 물론 바이오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첨단의료기기개발센터를 홍릉 근처에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공간 문제를 걱정하지 않도록 건설 시기를 당기는 게 서울시의 임무”라며 “재개발 과정에서 바이오 메디컬 분야 기업들이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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