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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北 핵무기 새 단계…조용히 무기강화, 대량생산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로이터연합뉴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시험을 넘어 무기강화와 대량생산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협상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위성사진과 정보 당국의 정보들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실험 중단 이후 여러 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를 빠르게 대량생산해왔다고 보도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에서 활동했던 비확산 전문가인 멀리사 해넘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둔화하거나 멈췄다는 징후는 없다”며 “오히려 새로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최근의 북한 관련 보고서들을 인용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의심 시설 2곳을 계속 가동해왔다”며 “1곳은 영변 핵 시설 근처에 있고, 다른 하나는 가스 원심분리기 시설로 의심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보고서들은 북한이 무기를 강화하면서 미국 본토에 도달 가능한 첫 ICBM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장을 여전히 가동하고 있고, 북한 정권이 더 쉽게 숨길 수 있는 고체 연료의 신규 로켓들을 만드는 것으로 보이는 공장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확산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용히 무기를 강화하며 북한의 제재를 해제하고 핵 보유국으로 용납 될 수 있는 외교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 같다고 해석했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 됐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번주 2차 정상회담 세부사항을 확정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수 있다는 CNN의 보도가 나오는 등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 되고 있지만, 북한의 이러한 이중적 행보로 미국의 대북 협상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김 위원장에게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줬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핵 목록 공개 및 사찰 없이는 북한의 실제 무기 보유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 협상 교착 상태의 틈을 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실험 없이도 진전할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해넘은 “북한은 ICBM의 성능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ICBM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며 “대신 그들은 핵무기 및 미사일 운반체에 대한 김정은의 대량 생산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북 제재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제재로 경제가 위축될 수 있지만 핵 프로그램에 손상을 가하진 못했다”면서 “지난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축소시킬 정도의 정치적·경제적 압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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